작성일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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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원으로 시작한 기부

이경혜 명예교수(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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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 전공 이경혜 명예교수(간호 68졸)가 본교에 근무하기 시작한 때부터 퇴직한 이후에도 꾸준히 후원을 지속하여 2020년 1억 원 이상 기부한 고액후원자의 나눔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인 기부자 명예의 전당 아날로그 월에 등재되었다.

“1968년 졸업해서 학교의 추천으로 미국에 교환간호사로 갈 예정이었으나 신체검사에서 뜻밖의 결핵판정으로 부산에 낙향해 있다가, 1969년에 학교의 부름을 받아 이대동대문병원 학생기숙사 사감과 실습조교로 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1964년 입학해서 2011년 퇴직까지 근 50년, 반평생 이상을 이화와 함께 하였네요.” 졸업 후 1년간 잠시 고향인 부산에 머물렀던 시간을 제외하고 이화와 오롯이 함께 한 세월이었다는 이경혜 교수는 2011년 퇴직 후에도 여전히 이화와 함께하고 있다.

 


5백 원으로 시작한 기부

 

이경혜 교수의 첫 기부는 졸업 전부터 참여하고 있던 밀알모임에서 후배들을 돕기 위해 만든 밀알장학금을 후원하면서 시작되었다. “학생 때부터 참여하고 있던 밀알모임에서 졸업 후 후배들을 돕기 위해 밀알장학금을 만들자고 하여 시작되었지요. 그 당시 조교 월급이 2천 원이었던 시절이었는데, 5백 원씩 매달 기부한 것이 시작이었네요. 그 후, 학교에서 모금할 때마다 거의 다 참여했어요. 십년발전계획 기금, 간호대학 건립을 위한 목적별 발전기금, 도서관, 과학관, 한우리기숙사 신축,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신축 등 끊임없는 교내 모금활동에 모두 참여했어요. 정년을 10년 정도 앞두고는 이화의 발전과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장학기금을 마련한 것이 가장 기쁩니다.” 이화에서 녹을 받는 교수로서 이화를 위해 기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경혜 교수는 이화와 학생들을 위해 지속적인 후원을 이어왔다.


“주인은 하나님이고, 우리는 청지기이지요.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과 재산을 활용하여 어떻게 타인에게 베푸느냐 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화에 빚진 마음으로 조교시절부터 현재까지 한달도 기부를 안해본 적이 없어요. 기부는 나에게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이자 습관이 되었습니다.” 벌 수 있는 만큼 벌고, 저축할 수 있는 만큼 저축하되, 동시에 줄 수 있는 만큼 베푸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 하였다는 이경혜 교수는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의 청지기 역할에 충실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이화의 매 순간, 모든 장소를 고스란히 기억하다

 

오래 전 제작한 이화 대학원 배지를 아직까지 착용하는 이경혜 교수의 이화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그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이화는 제게 배움터이자 직장이었고 안식처였으며, 수많은 소중한 인연과 스승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제 삶을 이화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라는 이경혜 교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이화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인생의 대부분을 온전히 이화와 함께 한 이경혜 교수의 삶은 이화 곳곳에 녹아 들었고 이화의 역사는 이경혜 교수의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학창시절부터 교수로 재직하던 때까지 이화의 중요한 순간부터 사소한 일화까지 어제, 오늘 일어났던 일처럼 생생하게 표현하는 노교수의 기억력과 애정 어린 관심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화는 격식과 품위가 있는 학교입니다. 그것이 이화의 전통이에요.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대강당에서⋯. 학관이 왜 C관인 줄 알아요? Classroom이 많다고 해서 C관으로 불렀어요. ⋯정의숙 총장님 이전에는 모두 힘들 때라서 학교 살림을 아주 검약하게 했어요. 환경이 정말 열악했는데⋯.”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에 즐거웠던 이경혜 교수의 회고는 마치 1960년대 이후 이화의 발전사를 압축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화의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곳 이경혜 교수의 관심과 애정이 닿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이화의 학생들, 당당하게 세상 앞에 서기를

 

이화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이경혜 교수는 마지막으로 후배이자 제자들인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화의 학생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정말 공부도 잘하고, 똘똘하고, 실무도 잘하거든요. ‘선택 받은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압니다.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뛰어나고 남다른 자세를 가졌는지 말이에요. 다른 학생들과 느낌이 다릅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을 보면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충분히, 오히려 넘치도록 똑똑하고, 잘하는데 말이에요. 이화에 온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좋은 곳으로, 선한 뜻으로 인도된 것입니다. 우리 이화의 학생들이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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