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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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경계를 무너뜨린 지구화의 영향력이 정치, 경제, 문화의 영역을 넘어 개인의 일상 생활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자본의 고도화된 운동은 지구적 차원의 유기적 체제를 구축하고 지구적 자본주의의 새로운 물적 토대와 세력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또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문화적 차별성을 약화시키고, 개별적이고 비동시적인 생활 양식들을 우리의 일상 영역까지 긴밀하게 통합, 재구성해 내고 있다. 이러한 지구화는 개별 국가 단위의 전통적 규범과 제도적 관행, 이데올로기 등의 구속틀을 벗어나서, 지구적 차원의 다양한 경험들에 대한 선택과 사회적 관계의 다면적 조건들의 형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긍정적 조건들을 마련해 준다.
한국 사회도 그 급기류 속에서 예외 없이 변화해 가고 있다. 이와 같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지구화는 과연 여성들에게 어떤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가? 여성에게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변화가 여성과 남성 간의 권력 관계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즉‘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든가 ‘정보화는 여성화이다’라는 유토피아적 선언에 앞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시민권’에서 배제되어 왔던 기제들을 찾아내 사회의 각 영역에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논문들은 지구화의 흐름 속에서 국가, 기업, 시민 사회가 사회 각 분야의 양성 평등적인 여성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인들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를 탐구한다. 또한 현재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국의 지구화 물결 속에서 여성의 참여적 시민권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떻게 형성ㆍ저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그림을 제시해 주고 있다.
조형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의 토대로 인식되어 온 공·사 경계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것이 여성의 시민으로서의 삶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먼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 성별화하는 논리를 제공해 온 근대 자유주의 정치학의 공·사 구분의 이중성과 모호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비판과 대안, 또 지구화 시대의 공·사 구분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공적 영역인 국가·시장·시민 사회와 사적 영역인 가족 간의 상호 관계 및 기능 변화에 주목, 이러한 변화가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정치적 세력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김선욱은 지구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 정책 변화 방향에 대해 논하면서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여성 문제 현황에 대한 여성 정책적 대응을 살펴본다. 또한 지구화 시대의 국제 사회의 여성 정책적 대응의 변화를 고찰하고, 지구화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한국 여성 정책의 방향과 변화 전략을 모색한다.
신인령은 자본의 지구화로 인한 고용 불안과 근로 조건의 악화에 따라 더욱 열악해진 여성 노동자의 노동법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경영해고로부터의 보호와 비정규직의 보호 및 여성의 모성 보호를 중심으로, 성차별적 도전에 유의하면서 관련 현행 법규와 판례·학설을 분석·검토하여 그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였다.
이영숙은 한국 여성 환경 운동에서 성별의 문제, 여성의 주체적 참여에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가부장적 요인들, 여성 환경 운동의 지구적 경향과 연대가 한국 여성 환경 운동의 활동 내용과 성별 의식에 주고 있는 영향, 지구적 환경 운동에 대한 지역(한국 여성 환경 운동)의 반응과 여성 환경 활동 간의 관련성을 다루고 있다.
김정희는 여성들이 주도하는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지구화 시대에 어떤 가능성 또는 한계를 함축하고 있는가를 실제적 예와 함께 지역성 생산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하고 있다.
각 논문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여성에게 온전한 참여적 시민권이 보장되려면 국가의 정책과 기업의 여성 노동에 대한 관행과 제도, 여성들 스스로 연대하여 만들어 가는 공간의 양성 평등적 지향성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가, 기업, 여성 삼자간의 공고한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참여적인 성의 정치(gender politics)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지구화가 여성의 온전한 시민권 확보에 긍적적으로 기여하리라고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들의 현실 인식이다.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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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신인령, 김선욱, 김정희, 이영숙, 조형
신인령 :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학사)와 동대학원 법학과(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2002년 8월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노동기본권연구』,『노동법과 노동운동』,『노동인권과 노동법』,『세계화와 여성노동권』등이 있으며,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김선욱 :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학사, 석사)와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법과대학(Dr. jur.)을 나왔으며, 한국여성개발원 조사연구실 정책팀 책임 연구원을 거쳐 1995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한국여성연구원 원장. 주요 저서로는 『21세기 여성과 여성정책』,『독일여성정책』,『여성정책과 행정조직』, 『공무원법 비교 연구』,『법학 입문』(공저) 등이 있으며,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김정희 :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학사)와 동대학원 여성학과(석사, 박사)를 나왔으며, 사단법인 공동육아연구원 부원장을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전임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눈높이 엄마, 꿈높이 아이』,『양성평등이 보장되는 복지사회』(공저) 등이 있고, 다수의 논문이 있다.
이영숙 :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학사)와 미국 오레곤대학교 사회학과(MS. Ph. D.)를 나왔으며, 한국청소년개발원 수석연구위원, 한일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전임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성문제」, 「한국 여성의 경험에 대한 여성사회학적 이해」, 「한국 여성의 인간화와 기독여성운동」, 「지구화, 여성환경운동, 여성시민권」 등이 있다.
조 형 : 서울대학교 외교학과(학사)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석사), 하버드대학교 사회학과(Ph. D.)를 나왔으며, 1975년부터 현재까지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Gender Division of Labor in Korea』(공저)와 편저『양성평등과 한국법체계』가 있으며,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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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제1장 공ㆍ사 영역의 변화와 여성의 삶의 질 - 조형
1. 문제 제기
2. 전제적 논의: 공ㆍ사 영역 구분의 성별화 논리
3. 경제 영역의 변화와 여성의 경제적 독립
4. 정치 영역의 변화와 여성 세력화
5. 위험과 기회의 공존으로서 지구화제2장 한국 여성정책의 변화 방향 - 김선욱
1. 서론: 지구화/여성문제/여성정책
2. 한국의 지구화와 여성 문제
3.지구화와 국제 사회의 여성 정책적 대응
4. 한국 여성 정책의 변화 방향제3장 여성 노동권 확보: 법적 현황과 대안 모색 - 신인령
1. 머리말
2. 경영해고로부터의 여성근로자 보호
3.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법적 보호
4.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 등
5. 요약 및 맺는말제4장 한국 여성환경운동의 성별 관계와 지구화 논점들 - 이영숙
1. 머리말
2. 지구화와 여성, 환경 문제
3. 한국 여성환경활동의 여성주의적 논점
4. 여성환경운동의 지구적ㆍ지역적 관계와 여성 간의 차이의 문제
5. 전지구적 경험과 연대가 한국 여성환경운동에 미치는 영향
6. 맺는 말제5장 도시 지역 여성운동 사례 연구:
수도권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을 중심으로 - 김정희
1. 머리말
2. 지역성 생산과 여성
3. 지역 산업과 생활협동조합
4. 공유자산의 공동관리
5. 생활협동조합과 참여 민주주의
6. 주체 형성과 양성 평등
7. 맺는 말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