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
'근본악' 사상을 새롭게 소개하는 이 책에서는 이성 종교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 · 역사적 종교의 변혁을 호소한 칸트의 종교 철학이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 인간은 '근본악'의 어두운 그늘 밑에 있는 타락한 존재로 파악되고 있으며, 종교 신앙의 본질과 그의 타당성 문제도 근본악의 불가피한 한계 상황에서 스스로 자기 자신의 도덕적인 능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체험하는 도덕적 실존과의 관련하에서 논해지고 있다.
- 저자 소개
-
지은이 : 이마뉴엘 칸트
동(東)프로이센의 수도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칼리닌그라드)에서 출생하였다. 프랑스 혁명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그 이전의 서유럽 근세철학의 전통을 집대성하고, 그 이후의 발전에 새로운 기초를 확립하였다. 그 영향은 여러 가지 형태로 오늘날까지 미치고 있으며, 근세 철학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마구(馬具) 제조업자인 아버지와 경건하고 신앙심 두터운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루터교 목사가 운영하던 경건주의학교에 입학하여 8년 6개월 동안 라틴어 교육을 받은 후 고향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또 모교의 교수로 일생을 마쳤다.
스코틀랜드에서 이민해 온 변경(邊境)의 소시민 가정에서 장성한 칸트는 프리드리히 대왕 시대의 계몽적인 시민육성책의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지리적 ·역사적 조건이 그의 철학으로 하여금 독일적 특수성을 떠나 참다운 ‘세계시민적’인 철학이 되게 하였다. 대학 재학 중에는 당시의 신사상이었던 뉴턴역학에 특히 관심을 두었다. 이 방면에 대한 연구는 대학 졸업 후 10년이 지나 모교의 강사직을 얻은 1755년에 《천계(天界)의 일반자연사와 이론 Aㅣlgemeine Naturgeschichte und Theorie des Himmels》 으로 결실을 보았다. 이 저작에서 그는 뉴턴역학의 모든 원리를 확대 적용하여 우주의 발생을 역학적(力學的)으로 해명하려고 하였는데, 후일 ‘칸트-라플라스의 성운설(星雲說)’로 널리 알려지게 된 획기적인 업적을 수립하였다. I.뉴턴의 방법의 철저한 적용이라는 이 대담한 시도는 목적론적 세계관에의 귀의(歸依)와 표리일체를 이루며 그것의 바탕 위에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는 일면을 지닌다.
여기의 내포되는 모순이 의식에 떠오른다면 그것은 커다란 위기에 봉착함을 뜻할 것이다. 이 위기에서 칸트를 구한 것은 J.J.루소이다. 그는 칸트로 하여금 문명에 침식되지 않은 소박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눈뜨게 하고, 여기에다 그 후의 모든 사상적 노력의 숨은 기초를 뿌리박게 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뉴턴, 루소를 두 개의 기둥으로 삼고 D.흄을 부정적 매개체로 하여 중세 이후의 전통적 형이상학을 그 밑뿌리까지 파고들어 전면적 재편성을 시도함으로써 비판철학을 탄생시켰다.
그는 《순수이성비판(純粹理性批判) Kritik der reinen Vernunft》(1781) 에서 뉴턴의 수학적 자연과학에 의한 인식구조에의 철저한 반성을 통하여, 종래의 신(神)중심적인 색채가 남아 있는 형이상학의 모든 개념이 모두 인간 중심적인, 즉 넓은 의미에서의 인간학적인 의미로 바뀌어야 되는 이유를 들고, 나아가 일반적 ·세계관적 귀결을 제시하였다. 다시 말해서 인간적 인식이 성립되는 장면을 해명해야 할 인간학적 형이상학을 새로 수립하는 일을 통하여, 종래의 신적 형이상학(神的形而上學)이 이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이유를 제시한 것이다.
제2의 비판서인 《실천이성비판(實踐理性批判)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1788)에서 칸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율적 인간의 도덕을 논하고, 실천의 장(場)에서의 인간의 구조에 ‘불가결한 요청(要請)’이라는 형태로 신(神) ·영세(永世) 등의 전통적 형이상학의 내실을 재흥시켜 그것이 새롭게 인간학적 철학에서 점유할 위치를 지적하였다. 종교를 도덕의 바탕 위에 두는 이 구상(構想)은 그 후의 《종교론》(1793)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전개된다. 이상 두 가지 비판서로 명백하게 된 인식과 실천이라는 두 개의 장면을 매개하고 인간의 삶이 영위되는 장(場)의 구조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새로운 인간학적 철학을 종결짓고자 구상된 것이 제3의 비판서인 《판단력비판(判斷力批判) Kritik der Urteilskraft》(1790)이다. 여기서 칸트는 미(美)와 유기체(有機體)의 인식이라는 장면의 분석을 통하여 목적론적 인식의 구조를 명백히 하고, 또한 목적론과 기계론의 관계라는, 일생의 과제이며 동시에 세기적 과제에 비판적 해결을 부여하여 스스로의 철학적 노력을 결말지은 것이다.
이상 3권의 비판서에 의하여 그 토대가 놓여진, 비판철학 사상과 밀접히 관련하여, 또는 그 위에 기초한 사고(思考)를 전개한 기타의 주요 저서로는 《순수이성비판》의 해설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프롤레고메나 Prolegomena》(1783), 《실천이성비판》에 앞서 비판적 논리학의 기본구상을 기술한 《도덕형이상학원론(道德形而上學原論)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1785), 이것에 기초한 법철학 ·도덕철학의 구체적 체계를 전개한 《도덕형이상학 Metaphysik der Sitten》(1797), 그 자매편으로 자연철학의 체계를 전개한 《자연과학의 형이상학적 원리 Metaphysische Anfangsgrnde der Naturwissenschaft》(1786)가 있다. 또 오랜 기간의 강의를 정리하여 출판한 《인간학》(1798) 《자연지리학》(1802)은 칸트의 폭넓은 실제적 지식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이다.
칸트의 철학은 3권의 비판서 간행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예나를 비롯한 몇 곳을 거점으로 하여 순식간에 전독일의 대학 ·논단을 석권하였고, J.G.피히테에서 G.W.F.헤겔에 이르는 독일 관념론 철학의 선두 주자로서, 또 그 모태로서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 영향은 다시 영국 ·프랑스의 이상주의철학까지 미쳤으며, 특히 후일의 독일 신(新)칸트학파의 철학은 칸트의 비판주의의 직접계승을 지향한 것이었다. 또한 신칸트학파 퇴조 후에 나타난 수많은 철학 조류도 모두 직접 ·간접으로 칸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한국루터회가 뽑은 ‘세계를 빛낸 10인의 루터란’의 한 사람이다.
엮은이 : 신옥희
- 차 례
-
옮긴이의 말
제1판 머리말
제2판 머리말
제1권 선(善)의 원리와 함께 내재하는 악(惡)의 원리에 관하여 또는 인간 본성 안에 있는 근본악에 관하여
I. 인간 본성 안에 있는 선에의 근원적 소실에 관하여
II. 인간 본성 안에 있는 악에의 성향에 관하여
III. 인간은 본성적으로 악하다
IV. 인간 본성 안에 있는 악의 근원에 관하여
제2권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싸우는 선의 원리와 악의 원리 사이의 투쟁에 관하여
제1장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선의 원리의 권리 주장에 관하여
제2장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악의 원리의 권리 주장과 선과 악의 두 원리의 상호적 투쟁에 관하여
제3권 악의 원리에 대한 선의 원리의 승리 및 지상에서의 하나님 나라의 건설
제1편 지상에 세워질 하나님 나라의 기초 위에서 가능한 선한 원리의 승리에 대한 철학적 표상
제2편 선의 원리에 지배를 점차적으로 지상에 뿌리내리는 일에 대한 역사적 표상
제4권 선의 원리의 지배 밑에서의 봉사와 거짓 봉사에 관하여 또는 종교와 승직 제도에 관하여
제1부 종교 일반에서의 신에의 봉사
제2부 법규적 종교에서의 거짓 봉사에 관하여
부 록
칸트의 근본악과 신:『종교론』에 나타난 도덕적 신존재 증명
석가와 칸트에 있어서 자아의 문제
찾아보기